네비게이션 버튼

해외아동
결연
네비닫기

현장이야기

네팔 지진 100일 아직 못다한 이야기

2015-08-07조회 2026



네팔 지진 100일
아직 못다한 이야기
 


지난 4월 25일 네팔에 발생한 지진, 그로부터 100일. 많은 네팔 아동과 주민에게 피해를 입혔던 그날의 지진은 서서히 우리 머릿속에서 잊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지진이 남기고 간 상처를 다시 되돌리는 일에 매진하고 있는 사람들. 네팔, 그곳에는 아직 못다한 이야기를 간직한 채 하루 같은 100일을 보낸 사람들이 있습니다.  
 


슬픔 - 하염없이 부른 이름 ‘아마*
 
*엄마라는 뜻의 네팔어


▲ 지진으로 엄마를 잃은 비라즈와 누나
 

지진이 발생할 당시, 비라즈(남, 12세)는 학교에서 친구들과 놀고 있었습니다. 다행히 건물 쪽이 아닌 운동장에 나와있던 비라즈와 친구들은 무사했습니다. 비라즈는 불현듯 집에 계신 엄마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가슴을 졸이며 도착한 집에서 비라즈를 반긴 것은 지진으로 완전히 무너진 잔해뿐이었습니다. 비라즈는 울부짖으며 하염없이 엄마를 불렀습니다. 비라즈의 엄마는 여섯 시간이 지난 후에야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고, 시신을 찾은 것은 비라즈와 함께 지내던 강아지였습니다. 아직도 엄마를 생각하며 비라즈는 눈물을 흘립니다. 이제 비라즈 곁에 남은 사람은 할머니, 누나, 그리고 한국에 있는 후원자님뿐입니다.
 
 
 


기쁨 - 혼란 속에서 태어난 생명



▲ 지진이라는 혼란 속에서 태어난 생명의 기적
 

지진의 혼란 속에서도 생명은 태어났습니다. 집에서 설거지를 하고 있던 라티파는 갑작스런 지진에도 만삭인 탓에 재빨리 피할 수 없었습니다. 다행히 이웃의 도움으로 안전하게 대피할 수 있었는데요. 여진과 산사태를 피해 강변 공터에 있는 텐트에서 지낸 지 3일째 되던 날, 산기를 느꼈으나 지진으로 도로가 모두 막혀 이동이 쉽지 않았습니다. 공터에서 함께 지내던 이웃들이 힘을 모아 들것에 라티파를 눕히고 세시간 넘는 길을 걸었습니다. 도착한 아루갓에서 간호사를 만났지만 그곳에서도 밖에서 아이를 낳아야 하는 환경이었습니다.

 
“아이는 아픈데 없이 잘 자라고 있어요.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잘 태어나 줘서 너무 고맙고 기뻐요.”
- 라티파(여, 22세) -



두려움마음을 따뜻하게 안아주는 곳  
 


▲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수미나의 모습(왼쪽에서 두 번째) 
 

학교에 설치된 아동친화적 공간(CFS)에 방문한 수미나(여, 5세)는 처음 엄마 품에 안겨 울기만 하던 아이였습니다. 수미나의 집은 지진으로 무너졌고 텐트에서 지내는 중에도 수미나는 두려움을 호소하며 학교를 가는 것도, 공부를 하는 것도 거부하고 있었는데요. 이웃에게 아동친화적 공간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아이를 데리고 온 어머니는 의욕을 잃은 수미나가 무서움을 극복할 수 있기를 바랄 뿐이었습니다. 엄마 곁에서 한시도 떨어지지 않겠다고 울다가 조금씩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예방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시작한 수미나. 가장 좋아하는 미술 활동이 시작되자 그림을 그려나가며 친구들과 즐겁게 어울리는 수미나의 모습에 걱정이 앞섰던 엄마는 매우 기뻐하며 고마움을 전했습니다.
 

“학교가 무너져 더 이상 수업을 할 수 없을 줄 알았어요.
집도 무너지고 학교도 무너진 탓에 아이들은 불안한 마음이 컸는데,
여기 와서 많이 안정을 찾고 있어요. 굿네이버스가 설치한 아동친화적 공간에서 매일 새로운 활동이 진행되니 아이들이 흥미를 느끼며 계속 출석하고 있고요.
학교의 빈자리를 채워주셔서 감사합니다. “
- Sthanika Lower 학교 교장선생님 -
 


아픔치료를 위해 길게 늘어선 줄
 


▲ 주민들을 진료하는 현지 의료구호팀
 

네팔 긴급구호 현장에서는 의료구호팀의 활약이 빛났습니다. 2010년 아이티 지진 긴급구호에 이어 이번에도 굿네이버스와 함께한 원주 세브란스 기독병원 의료구호팀. 그리고 이번 긴급구호를 시작으로 새롭게 함께한 삼성서울병원 의료구호팀. 그들은 가장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지역에서 몸이 아픈 아동과 지역주민을 만났습니다. 진료소에서 가까운 마을뿐 아니라 3~4시간을 걸어온 다른 마을 사람들로 이동진료소는 늘 인산인해를 이뤘습니다. 의료구호팀은 길게 늘어선 줄이 모두 없어질 때까지 종일 진료를 한 뒤, 잠을 줄여가며 평가 회의를 하고 다음 의료진들에게 전달할 의료 구호품 현황을 체크했습니다. 파견된 한국인 의료구호팀 외 현지 의료인력 또한 이동진료소에서 함께하며 의료구호 활동에 최선을 다했습니다.
   
 

희망어렵고 힘든 사람들 편에 서서
 

굿네이버스는 이번 지진에 가장 많은 피해를 입은 진앙지 고르카 지역을 중심으로 긴급구호를 진행했습니다. 굿네이버스가 지진 발생 12시간 이내로 고르카 지역에 도착해 구호단체 최초로 구호물품을 배분하고, 지역 정부의 신뢰를 받으며 ‘보호사업 영역’에서의 대표단체로 활동할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 지역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네팔 현지직원들은 이미 오래 전부터 지역주민들과 소통해왔으며, 따라서 어디에 어떤 가정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속속들이 알고 있었습니다. 자신들도 지진을 경험한 피해자였으나 가족들의 생사만 확인한 채 더 어렵고 힘든 사람들을 위해 지금까지도 현장에서 뛰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그들은 20개 지역개발사업장을 중심으로, 도움이 필요한 아동과 지역주민 편에 서있을 것입니다.   

 

▲ 지역의 식수지원을 위해 물탱크를 나르는 현지직원 
 
 

기억 - 100일, 1년, 5년, 10년 ∙∙∙
 

우기에 접어든 네팔. 하루에도 몇 번씩 내리는 빗줄기는 야속하기만 합니다. 장기재건이 한창 진행되어야 할 지금, 비는 또 하나의 어려움으로 다가옵니다. 긴급구호 물품이 오고 갔던 길은 하룻밤 사이 산사태로 막히는가 하면, 주민들은 비가 들이치는 텐트 속에서 여진의 공포에 떨고 있습니다. 우기가 끝나면 식량 부족 사태가 올 것이라는 예측도 있습니다. 굿네이버스는 이에 주민들에게 씨앗 종자를 지원하여 식량 부족에 대비하는 한편, 아동들이 학교로 돌아가고 주민들이 지진 이전의 삶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재건 복구에 힘쓰고 있습니다.

 

▲ 무너진 학교 교실에 앉아 있는 아동의 뒷모습
 


▲ 어려운 상황에서도 행복하게 웃고 있는 모자 
 

네팔 지진 이후 100일동안 우리는 많은 이들의 슬픔과 두려움, 아픔을 보았습니다. 하지만 그곳에는 기쁨과 희망도 있었습니다. 어려운 순간을 딛고 일어난 네팔의 ‘좋은 변화’를 이야기할 때까지, 100일이 1년이 되고, 5년이 되고, 10년이 될 때까지 ∙∙∙ 우리는 네팔을 기억할 것입니다.